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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좋은 탄수화물 맛있게 먹기

한국건강관리협회 경상북도지부(대구북부건강검진센터)

 

(한국건강관리협회 경상북도지부(대구북부건강검진센터))탄수화물이라고 하면 무엇이 생각나는가? 밥, 혈당, 저탄수화물 등이 떠오른다면 탄수화물은 섭섭할 것이다. 탄수화물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이기에 무조건 기피해서는 안 된다. 현대인에게 추천하고 싶은 좋은 탄수화물인 식이섬유를 소개한다.

 

1929년 미국에서 처음 등장한 이 캐릭터는 한국에 1968년 TV에서 소개되며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시금치를 먹으면 괴력을 발휘하며 악당을 물리치는 이 캐릭터는 누구일까? 바로 ‘뽀빠이’다. 뽀빠이의 창작자인 엘지 크라이슬러 세거는 영양 관련 서적을 보면서 ‘어떤 음식으로 힘이 세지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시금치가 다른 채소보다 철분이 월등하게 많다는 것을 보고 택했다고 한다.

 

하지만 나중에 학자의 실수로 영양성분을 쓸 때 소수점을 잘못 찍어 시금치의 철분이 10배로 잘못 표기됐던 것이 알려지며 시금치에 함유된 철분은 다른 녹색채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애니메이션의 인기는 아이들이 시금치를 억지로라도 먹을 만큼 대단했고, 뽀빠이의 인기 덕분에 시금치 소비량이 증가하자 이에 감격한 텍사스주의 농부들이 뽀빠이 동상까지 건립할 정도였다고 한다. 어린이의 식이섬유 섭취량 증가에 막대한 영향을 준 것만은 틀림없다.

 

미국 국립암연구소는 미국인들의 암과 만성질환 위험 감소를 위하여 채소와 과일을 골고루 섭취하자는 ‘Five A Day’ 캠페인을 진행했다. 빨강, 노랑, 초록, 검정, 하얀색 등 다섯 가지 색깔 음식을 매일 먹자는 내용이었는데 쉽고 꾸준한 캠페인으로 시민들에게 좋은 호응을 얻었고, 덴마크, 프랑스, 헝가리 등 유럽국가에도 영향을 주었다. 세계보건기구는 하루에 400g 이상의 채소와 과일 섭취를 권장했다. 채소와 과일에 들어 있는, 암과 만성질환의 위험을 낮추어주는 좋은 탄수화물은 바로 ‘식이섬유’다.

 

식이섬유는 탄수화물 중 다당류에 속하며 쌀에 있는 전분과는 포도당 결합 방법이 다른데, 인체에는 이 결합을 끊어내는 소화효소가 없어 소화되지 않는다. 따라서 과거에는 식이섬유를 대변으로 버려지는 영양가 없는 물질이라고 여겼다.

 

‣ 종류별로 기능이 다른 식이섬유

 

식이섬유는 물리적인 특성에 따라 물에 녹는 수용성 식이섬유와 물에 녹지 않는 불용성 식이섬유로 나뉜다.

 

‣ 물에 녹지 않는 불용성 식이섬유

 

셀룰로오스, 리그닌, 키토산 등으로 식물의 껍질, 줄기, 뿌리에 있는 질긴 성분으로 생각하면 된다. 그야말로 불용성 식이섬유들은 먹으면 대변으로 그대로 나와 변의 양을 늘려주고, 장을 자극하므로 변의 이동시간을 단축해 변비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키토산은 새우 등 갑각류 껍질에 함유된 키틴 성분에서 아세틸기를 제거하는 가공과정을 거쳐 건강기능식품으로 만들어지기도 한다. 「건강기능식품의 기준 및 규격」 개별기준(식품의약품안전처고시 제2025-11호, 2025. 3. 5.)에 따르면 키토산은 혈중 콜레스테롤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능을 가진다.

 

물에 잘 녹는 수용성 식이섬유

 

과일의 과육, 김과 미역 등 해조류에 들어 있는 펙틴, 검, 알긴산, 한천이 있다. 또 보리, 귀리, 콩과 두부 등에 많은 뮤실리지, 일부 헤미셀룰로오스가 있다. 물에 녹는 성분이기에 물에 넣으면 팽창되고 점성이 생긴다. 따라서 장에서 더 배부른 느낌이 들기 때문에 체중감량에 도움이 된다. 포도당, 콜레스테롤 등 영양소들을 흡착해 흡수를 늦추고, 콜레스테롤 배설량도 늘리므로 만성질환 관리와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수용성 식이섬유도 대변의 양을 늘리므로 변비 완화에 도움이 된다. 불용성 식이섬유와 가장 다른 점은 대장(결장) 박테리아에 의해 발효되어 짧은사슬지방산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이 지방산은 장내 페하(pH)를 낮춰 담즙산의 결합능력을 증가하는데 기여하고, 결장세포의 영양분(3kcal/g) 또는 유익한 세균 증식을 촉진하며 나쁜 세균의 성장은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 장 건강에도 도움을 주는 식이섬유

 

식이섬유는 프리바이오틱스(유산균의 먹이) 기능도 한다. 대장속에 살고 있는 유익한 균들은 잡곡, 채소, 과일에 들어 있는 식이섬유를 먹고 증식하는데, 식이섬유가 부족하면 장점막을 먹이로 삼아 장 건강을 해친다는 연구 결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 어떻게 먹을까?

 

방금 수확한 어린 당근은 펙틴(수용성 식이섬유)이 많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리그닌(불용성 식이섬유)이 늘어나서 수분이 줄고 단단해진다. 따라서 당근은 구매하면 되도록 빨리 먹는 것이 좋다. 옥수수는 저장할수록 당분이 전분으로 변하여 단맛이 감소한다. 옥수수를 파는 분들이 집에 가서 바로 쪄 먹는 게 좋다고 조언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복숭아, 바나나는 보관할수록 펙틴 함량이 늘어나서 더 부드럽고 맛있다. 딱딱한 복숭아, 단단한 바나나가 더 맛있다는 분도 있겠지만 전문가의 조언은 새겨듣되 맛있게 먹는다면 그만큼 건강에 좋은 게 더 있을까? 맛있는 식품을 즐기며 산다는 것만큼 행복한 것이 없으니 기호에 맞게 드시길 바란다.

 

‣ 얼마큼 먹을까?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보건복지부, 2020)에 따르면 하루에 성인을 기준으로 20~30g을 충분히 섭취하도록 권장한다.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채소 70g을 나물 한 접시라고 했을 때 어린이는 하루에 5접시, 성인은 8접시를 반찬으로 먹는 것을 권한다. 과일은 간식으로 하루에 1~2회 한 주먹만큼 챙겨 먹으면 충분한 식이섬유 섭취가 가능할 것이다.

 

식이섬유를 식이섬유 음료로 섭취하면 어떨지 물어보기도 하는데, 당연히 채소, 과일로 먹는 것을 추천한다. 채소, 과일에는 파이토케미컬도 들어 있어 사람에게 유용한 성분을 제공해주기도 한다. 식물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생리활성물질을 만들어내며 색깔, 맛, 향 등을 이용하여 방어하도록 진화했다. 그런데 이 다양한 색깔이 사람에게 항암, 만성질환 예방, 항노화 등 좋은 역할을 하니 채소와 과일로 오늘도 맛있고 즐거운 일상을 시작해보자.

 

 

#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경상북도지부(대구북부건강검진센터)

글 김경숙 나우보건연구소 소장, 연성대학교 겸임교수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2025년 9월호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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