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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4월 15일, 플라톤이 우리를 본다면

“정책선거로 밝은 미래의 토대 되어야”

(문경시선거관리위원회 지도홍보주무관 조윤현)플라톤은 스승 소크라테스를 죽음으로 내몰았던 아테네 민주정과 대중을 혐오했다. 2천년이 훨씬 넘은 오늘날, “대중은 어리석고 변덕스럽고 돈에 좌우되며 선동과 거짓말에 쉽게 넘어간다. 영웅을 한순간에 반역자로 만들어 추방하고 그의 재산을 나누어 갖는다.”라는 그의 말로나마 당시 그가 느낀 환멸의 깊이를 겨우 가늠할 수 있을 뿐이다. 때문에 그는 매우 간단히 요약하자면 ‘선한 자의 독재’라고도 할 수 있을 철인정치를 주장했다.

 

현명한 인간은 실패에서 배운다. 스승의 죽음에서 플라톤은 아테네 민주정의 실패를 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2천4백여년이 지난 지금의 우리들은 플라톤 사후 그의 학당 아카데메이아의 상속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실망을 보았고, 전제군주부터 자코뱅과 볼셰비키까지 수많은 실패들의 철두철미한 파멸도 보았다. 그사이 플라톤은 포퍼로부터 ‘열린사회의 적’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덕분에 우리는 참칭된 이데아의 절대화된 가치와 그 독선으로부터 ‘열린사회’의 개인을 수호하기 위해서는 자유로운 대의민주체제가 최선의 수단임을 드디어 깨달을 수 있었다.

 

대의정치는 선거로 이루어진다. 국민은 투표로써 인물과 정당을 선택한다. 여기에는 모두가 저마다의 기준을 두고 있을 터다. 유권자는 개인의 인품과 덕망을 보거나 또는 그가 제시하는 비전과 정책을 좇는다. 물론 모든 사항이 중요하지만, 공동체의 미래를 설계하는 일에 특히 오늘날 강조되는 것은 후자일 것이다. 정책선거가 강조될수록 후보자들은 정책과 공약을 꼼꼼히 정리하고, 그 이행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공약이행과 정책실효성의 점검, 그리고 정책선거의 강조가 투표로 이어지는 선순환이라면 더 나은 미래로의 발전도 마냥 허황된 것은 아니다. 즉 한 표가 미래를 결정한다는 말은 더 이상 슬로건으로만 그치지 않는 것이다.

 

정책선거를 위한 인프라도 이제 제법 상당하다. 유권자의 태도와 교육수준이 향상되었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정치에 관한 논쟁도 인물의 적격성보다는 정책의 적합성으로 그 주제가 옮겨지는 추세다. 정책공약알리미(policy.nec.go.kr)에서는 정당의 10대 정책과 후보자의 선거공보를 확인하고, 나아가 국민신문고 민원과 언론기사 빅데이터에서 도출된 정책공약 이슈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또 TV토론에서 우리는 그들의 정책과 공약을 비교·검증할 수도 있다(후보자토론회 방송사와 방송시간은 debate.go.kr에서 확인할 수 있고, tv.debate.go.kr 또는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유튜브에서 다시 볼 수 있다). 공약의 이행을 검증하고 반성하는 매니페스토 운동도 이제 더 이상은 낯선 용어가 아니게 됐다.

 

우리가 바라는 미래는 분명하다. 그러나 어느 방향으로 어떻게 가야 그곳에 도달할 수 있는지는 그 미래가 되었을 때에나 알 수 있다. 그 정답을 수월하게 찾아내기 위해서라도 선거에 임하는 각자의 마음가짐은 더욱 중요해졌다. 그리고 그 마음가짐을 행동으로 옮기는, 미래를 향한 첫걸음에서 매니페스토는 그 어원처럼 ‘마니페스투스(manifestus: 명확한)’한 지표가 될 것이다. 오는 4월 15일, 하데스의 지하세계에서 플라톤이 먼 동방의 어느 나라를 보았을 때 진정 이데아로 향하는 길이 여기에 있음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한편으로는 망인의 경탄을 직접 볼 수 없다는 뿌듯한 아쉬움도 기대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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