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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인터뷰 : ‘청년의 꿈을 청하다.’ 첫 번째]

“사진과 조명, 아직은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할 수 없어.”

 

(데일리대구경북뉴스=손현민 기자)한 나라의 미래는 청년들의 꿈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청년이 원하는 것을 하기 위해 꿈을 꾸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러한 현실에도 꿈을 꾸는 청년이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꿈꾸는 청춘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을까? 그래서 청년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소통하기 위해 ‘청년의 꿈을 청하다.’ 시리즈를 준비했다.

 

그 첫 번째 주인공인 서영명 씨는 과거에는 매니저 일을 했고 지금은 포토그래퍼이자 조명감독으로 일하고 있다. 그녀는 미래를 알 수 없기에 포토그래퍼 혹은 조명감독 중 어느 것으로 규정되기보다는 자신이 집중하는 일을 질적으로 향상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한다. 사실 이제 막 싹을 틔운 새싹처럼 자신이 어떤 꽃이 될지 모르는 것이 청년이다. 그런 청년들에게 ‘힘들어도 포기하지 말자.’라는 말을 전하는 서영명 씨를 만나 보았다.

 

Q : ‘청년의 꿈을 청하다.’의 첫 번째 주인공이다. 소감을 말해 달라.

A : 이상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인터뷰하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것이고 이제까지 열심히 살아온 것에 대해 뿌듯함과 부담감도 동시에 느낀다.

 

Q : 현재 하는 일은 무엇인가?

A : 소극장에서 조명과 음향기기를 만지고 있다. 사진도 찍는다. 제품사진 위주로 찍는데 인물사진에도 관심을 두고 찍고 있다. 평소에 실력 향상을 위해 다른 극장에서 조명을 다루는 법을 보며 비슷하게 해보기도 하고 사진을 찍는 방식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도 한다.

 

Q : 일에 대한 만족도를 점수로 매기자면?

A : 10점 만점에 4와 5 사이. 만족하기에는 아직은 실력이 부족하게 느껴진다.

 

Q : 일하면서 재밌거나 힘든 일은?

A : 직접 찍은 사진이 좋은 평가를 받으면 자신감이 올라간다. 조명의 경우는 무빙조명이 들어오고 난 후에 심화로 배웠는데 그때가 재미있었다. 지금은 익숙한 것이 되었지만, 처음에는 공연 관계자들에게 무빙 조명을 보여줄 때 반응이 좋으면 뿌듯한 기분을 느끼곤 했다.

 

Q : 과거에는 매니저 일을 했다고 들었다. 지금 하는 일과 전혀 다른 일인데 왜 이직을 결심했나?

A : 매니저와 공연 스태프 일을 했다. 무대 뒤에 있으니 아티스트보다는 그들을 도와주는 스태프들이 눈에 잘 보이더라. 조명 콘솔도 가까이서 보고 음향을 보는 스태프들과도 이야기를 나눴다. 그런 과정에서 조명과 음향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 그때는 막연하게 저런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만 했는데 하던 일을 멈추고 대구에 왔을 때 그 일이 소극장에서 현실로 이루어졌다. 생각지도 못했는데 조명과 음향기기를 만질 수 있게 됐다.

 

Q : 매니저 일과 현재 하는 일은 어떤 면에서 다른가?

A : 매니저 일은 사람을 많이 대하는 일이고 현재의 일은 기계를 많이 대하는 일이다. 사람을 대할 때는 어떤 감정이 있더라도 최대치로 보여줘선 안 된다. 그리고 아티스트를 관리해주는 일인 만큼 나보다는 아티스트가 우선이다. 비유하자면 자식을 키우는 느낌이다. 하지만 지금은 기계를 어떻게든 잘 쓰고 싶으니까 다양하게 시도해 본다. 그런 면이 다르다.

 

 

Q : ‘대구문화창작소’의 스튜디오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에 관심을 두게 된 경위는 무엇인가?

A : 학생 때부터 카메라에 관심이 있었다. 20살 때는 모아둔 돈으로 카메라를 산 적이 있다. 초급용 카메라를 사서 혼자 풍경 사진을 찍었다. 하지만 나중에는 전공과 일이 매니저였기에 카메라를 만질 일이 줄어들었다. 대구에 내려오면서 사진을 찍게 됐는데 처음에는 아무것도 몰랐다. ISO, 조리개, 셔터 속도와 같은 사진 용어도 몰랐다. 하나씩 배워나갔고 그다음으로 조명과 피사체를 놓는 법을 배웠다. 지금은 조금 알게 되니까 더 잘 찍고 싶어졌다.

 

Q : 찍어보고 싶은 대상이나 장소가 있는가? 어떤 대상을 찍을 때 가장 성취감이 드는가?

A : 인적이 드문 곳 혹은 누구도 보지 못한 곳에 가서 사진을 찍어 보고 싶다. 자연의 웅장한 모습을 사진에 담아보고 싶다. 제품사진을 찍을 때 성취감이 가장 많이 들고 재미있다. 인물사진은 최근에 찍기 시작해서 정확히 비교할 수가 없지만, 제품사진은 찍다 보니 확실히 그 매력을 알게 됐다. 제품사진을 찍을 때는 제품을 어떻게 놓을지, 옆에 무엇을 놓을지를 마음대로 정할 수 있고 그러다가 괜찮은 게 나오면 성취감이 든다.

 

Q : 목표로 하는 것이 있는가?

A : 직접 찍은 사진을 보고 사람들이 ‘이 스튜디오에 가서 내 제품을 찍어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다.

 

Q : 포토그래퍼 서영명에게 사진은 상품인가? 예술인가?

A : 지금은 상품이다. 예술적인 사진도 찍어보고 싶다.

 

 

Q : 현재 몸을 담고 있는 ‘퍼팩토리소극장’은 ‘대구 서구 최초이자 유일의 소극장’이다. 그것이 지역 주민들에게 그리고 본인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A : 주민들이 예술을 즐기려면 수성구나 중구로 가야 한다. ‘컬러풀 대구’라고 하지만 서구는 충분히 컬러풀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서구 주민들이 가깝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문화예술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것이 ‘퍼팩토리소극장’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조명, 음향, 관리, 청소, 안내, 운영과 같이 다양한 일을 하는데 나에게는 ‘퍼팩토리소극장’이 최초로 조명기기를 만질 기회를 준 곳이다. 소극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첫 경험이다. 무대를 가까이서 본 것, 무용 공연을 진행한 것, 조명을 만진 것, 음향을 보는 것, 소극장을 관리하는 것, 모두가 처음이다.

 

Q : 극장에서는 어떤 공연을 주로 하는가? 직접 기획하고 싶은 공연이 있는가?

A : 무용 공연을 많이 한다. 연극도 한 적이 있다. 소극장의 슬로건이 ‘문턱 없는 극장’이라서 누구든 공연을 하고 싶다면 기회를 제공한다. 직접 기획해보고 싶은 공연이 있다. 혼자 살아가는 사람이나 힘든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 위로해주는 것이 아이디어이다. 사는 것이 힘들어도 누구에게 얘기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비슷한 심정의 사람들이 모이면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 위로가 되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실현에 앞서 ‘더 우울해지면 어떡하나?’라는 생각도 들고 ‘기획해놓고 그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하면 어떡하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꼭 그것이 아니더라도 한 가지의 주제를 정해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는 것에 관심이 있다. 예를 들면 영화를 한 편 보고 토론을 나누는 것도 해보고 싶다.

 

 

Q : 가장 좋아하는 공연 분야는?

A : 청소년 댄스! 청소년들이 춤추는 것을 보는 것이 좋다. 한국무용도 매력이 있지만 공감하고 더 즐길 수 있는 건 청소년 댄스이다. 열심히 진지하게 춤을 추는 모습이 귀엽다.

 

Q : 가장 좋아하는 공연 요소는?

A : 당연히 조명! 조명은 매력 있는 요소이다. 안무자가 특정 조명을 요구하고 그것을 만들어줄 때 좋은 반응을 끌어낼 자신이 있기에 조명이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Q : 조명과 사진 중에 하나를 고른다면? 더 관심을 두는 것은?

A : 아직은 하나를 선택하고 싶지 않다. 기회가 닿는 대로 더 많이 경험하고 싶지만, 꼭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먼저 기회가 주어지는 곳으로 갈 것이다.

 

 

Q : 꿈이 있는가? 무엇인가? 언제부터 꿈을 가지게 되었는가?

A : 가까운 목표는 사진이든 조명이든 직접 만든 결과물의 질을 향상하는 것이다. 누가 봐도 ‘괜찮다.’라고 할 정도의 결과를 만들어내고 싶다. 처음에는 배우느라 바빴지만, 요즘에는 좀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생각과 함께 꿈을 가지게 되었다. ‘이 정도로 만족하면 배운 의미가 없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Q : 양자택일의 상황이라면 불확실하지만 꿈꾸는 삶과 안정적인 삶 중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A : 전자를 택할 것이다. 아직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경험해보고 싶다. 생각이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겠지만 아직은 꿈을 좇고 싶다.

 

Q : 좌우명은?

A : ‘이해하자.’ 사람이든 상황이든 이해하면 마음이 편해지더라. ‘저 사람은 저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구나. 내가 신뢰해주면 언젠가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겠지.’라고 생각하는 것이 요즘의 좌우명이다.

 

Q : 인생 멘토가 있는가?

A : 어머니.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욱하는 성격 때문에 사람들과 싸우는 일이 잦았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대구에 내려오면서 어머니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화를 한 번만 참아보라는 어머니의 말처럼 처음에는 참으려고 시도했다. 그러다가 못 참겠다 싶으면 어머니에게 얘기했다. 어머니가 자기 생각을 얘기해주는 것이 도움이 많이 됐다. 그래서 나중에 자식이 생기거나 누군가와 깊게 얘기할 기회가 생기면 어머니처럼 들어주고 말해주고 싶다. 엄마와 얘기를 나누면서 ‘이게 진짜 사람을 이해하는 과정이구나. 사람을 이해하는 것은 참 매력 있다.’라는 생각을 했다.

 

Q : 인생에서 손해를 많이 보더라도 꼭 도전해보고 싶은 것이 있는가?

A : 전국 일주. 기차, 버스, 택시, 지하철을 이용하지 않고 걷거나 자전거를 타면서 끝까지 가보고 싶다. 한계를 느껴보고 싶다. 그것이 체력이나 정신력을 향상해줄 수 있다고 믿는다.

 

Q : 함께 꿈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청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A : 견디다 보면 결국 우리의 시대가 올 것이다. 스트레스 받는다고 그만두지 말고 우리에게 넘어올 시대를 기다리면서 실력을 갈고 닦자. 함께 견뎌 내자.

 

Q : 10년(30대), 20년(40대), 30년(50대) 뒤의 서영명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A : 10년 뒤에는 조명이나 사진 중 하나에 중점을 두고 일을 하고 있을 것 같고 20년 뒤에는 어느 정도 기술을 습득해서 여유를 가지고 자리를 잡은 상태가 그려진다. 30년 뒤에는 퇴직하고 싶다. 다음 세대에 넘겨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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