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의 뿌연 대기를 보면 실외로 운동을 나가도 되는지 망설여지게 된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공원과 운동장보다는 체육관, 헬스장으로 운동을 하려 간다. 그렇다면 실내에서 운동하는 것은 건강에 이로울까? 미세먼지는 피했지만, 또 다른 유해 요소는 없는지 살펴봐야 할 때다.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는 실내 유해물질 많아
우리는 일상생활의 80~90% 정도를 실내에서 보낸다. 한 연구에 따르면 우리가 보내는 시간은 직장에서 28%, 집에서 60%, 대구교통이나 자동차에서 7%가량이며, 야외에서 보내는 시간은 5%에 불과하다. 운동 역시 홈 트레이닝, 헬스 등 실내 운동 비율이 많이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카펫, 건축자재, 요리, 난방, 페인트, 애완동물의 배설물 등 200여 종에 달하는 유해물질은 외부환경보다 우리의 건강을 더욱 위협하고 있으며, 여기에 환기하지 않는 생활습관이 더해져 실내 공기를 오염시키고 있다.
카펫, 방향제 등이 실내 공간 속 유해물질로 작용해
대표적인 실내공기 유해 물질인 벤젠은 실내에서 흡연하거나 시너 등을 사용할 때 발생하며 백혈병을 유발할 수 있다. 최근 새집증후군의 원인으로 지적받고 있는 포름알데히드는 눈의 충혈과 어지럼증 및 구토를 일으키며 건강을 위협한다. 화장실에 자주 놓는 방향제의 인공적인 향에서 배출되는 방향족 탄화수소(냄새를 발생시키는 특성을 가진 화합물)는 폐암을 유발하기도 한다. 실외뿐만 아니라 실내에서도 미세먼지가 발생하는데 미세먼지와 더 작은 초미세먼지는 혈관 및 장기에 축적돼 폐질환, 심장질환, 뇌졸중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지금까지 언급한 유해물질 대부분이 실외보다 실내에 있을 때 농도가 높아진다는 점을 명심하자.
신선한 실내 공기를 위해 틈틈이 환기해야
무엇보다도 환기가 중요하다. 하루에 2~3차례 이상, 창문을 한 뼘 정도 너비로 열어야한다. 아직 추위가 느껴진다면 2~3시간 주기로 1~2분가량 열어놓는 것을 권장한다. 특히 대기의 상승 및 확산이 잘 이뤄지는 오전 10시, 오후2시 정도에 환기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실외 미세먼지 수치가 높거나 실내에서 먼지를 털거나 음식을 한 직후에는 실외 농도보다도 높은 미세먼지가 발생하므로, 환풍기를 가동하고 창문을 열어야 한다. 적절한 온·습도 유지도 중요하다. 봄, 가을에는 21℃, 여름에는 26℃, 겨울에는19℃ 정도의 온도를 유지하고 습도 역시 40~60%쯤으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오염물질의 원인을 차단하는 활동도 필요하다. 흡연은 수많은 유해물질을 발생시키
므로 실내에서는 더욱 금해야 한다. 실내 리모델링을 하거나 새 가구를 구매할 때는 되도록 환기가 잘 되는 여름철을 활용하는 것이 좋으며, 고구나무나 시클라멘 같은 공기 정화 식물로 유해물질의 농도를 낮추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실내운동 전, 몸의 반응을 잘 확인할 것
트레드밀, 사이클, 매트 등 실내 운동 기구에도 유해물질 발생 요소가 많다. 홈 트레이닝을 한다면 운동 전후에 반드시 창문을 열어 충분히 환기해야 한다. 또한 헬스장, 체육관 등에서 운동을 할 때는 환풍 시설이 적절하게 갖추어져 있는지 확인하고, 휴식 시간 틈틈이 실내를 벗어나는 것도 방법이다. 특히 리모델링한 건물이나 새 건물이라면 유해물질이 제거되는데 1~2년 정도가 소요되므로 운동 시작 전 두통, 어지러움, 메스꺼움이나 눈이나 피부에 자극이 느껴지지 않는지 확인하고 본격적인 운동을 시작할 것을 권장한다.
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지부 건강검진센터 이근아 진료과장 가정의학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