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건강관리협회대구지부 안빈 진료과장)유난히 길었던 여름이 지나고 환절기에 접어들면서 독감(인플루엔자) 예방 접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대상포진과 폐렴에 대한 예방접종도 함께 권장되고 있다. 특히, 2024년부터 폐렴구균 20가 백신(PCV20)이 국내에 도입되면서 폐렴 예방의 범위와 효과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 독감과 함께 대상포진·폐렴 동시 접종 필요성 증가
독감은 해마다 겨울철 유행하며, 65세 이상 고령자나 만성질환자에게는 폐렴, 심근경색, 뇌졸중 등 2차 합병증 위험이 높아진다. 이에 따라 정부는 매년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무료 독감 예방접종을 제공하고 있다.
대상포진의 경우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VZV)가 신체 면역력이 약해질 때 재활성화되어 발생하며, 특히 50세 이상 고령층에서 발병률이 높고, 심한 신경통 후유증(대상포진 후 신경통)을 남길 수 있다. 2022년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대상포진 발생률은 50세 이상에서 가파르게 증가하며,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한 질환으로 평가된다.
폐렴 역시 고령자에게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감염성 질환이다. 특히 폐렴구균은 전체 지역사회 획득 폐렴의 주요 원인균 중 하나로, 패혈증이나 수막염 등으로 악화 될 수 있다. 예방접종은 폐렴구균 감염의 발생률과 중증도를 낮추는 데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인정받고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독감, 대상포진, 폐렴 예방 백신을 함께 접종하는 것이 고령층 건강을 지키는 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 폐렴 20가 백신 도입, 예방 범위 대폭 확대
기존의 폐렴구균 백신인 13가 단백접합 백신(PCV13)은 13가지 혈청형에 대한 예방 효과를 제공했으나, 새롭게 도입된 20가 백신(PCV20, 프리베나20)은 더 많은 혈청형을 포함해 기존 대비 약 50% 이상 넓어진 예방 범위를 제공한다.
특히, 20가 백신은 65세 이상 고령자, 만성질환자, 면역저하자 등에서 단일 접종만으로도 충분한 면역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재접종 필요성이 줄어드는 장점도 있다.
질병관리청과 국내 감염병학회는 “20가 백신은 기존 백신보다 더 넓은 혈청형을 포괄하며, 단독으로 사용 시에도 충분한 효과를 보인다”며 고위험군에 대한 적극적인 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 동시 접종의 안전성과 편의성 입증
여러 연구에 따르면 독감, 대상포진, 폐렴 백신은 동시에 접종해도 안전하며, 각 백신의 면역 반응이나 효과를 저해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2023년 미국 CDC(질병통제예방센터)는 “고령층에게 대상포진 백신(재조합 단백질 백신, Shingrix)과 폐렴 백신, 인플루엔자 백신을 동시에 투여해도 부작용이나 면역 반응의 차이가 없다”고 발표했다.
또한 동시접종은 의료기관 방문 횟수를 줄일 수 있어 의료비 절감, 접종률 향상, 감염병 예방 효과 극대화에 도움이 된다. 특히 예방접종 시기를 놓치기 쉬운 고령층에게는 효율적인 접종 전략으로 평가된다.
질병관리청은 2025년 겨울철 독감 유행이 예년보다 빠르고 강하게 시작될 가능성을 경고하며, 고위험군의 예방접종 참여를 당부하고 있다. 특히 폐렴구균 감염은 국내 65세 이상 노인 사망원인 10위 내에 포함될 정도로 심각성이 크기 때문에 예방이 중요하다.
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지부 안빈 진료과장은 “예방접종 대상자들은 대상 여부를 확인하고, 의료진과 상담하여 동시 접종 가능 여부와 적절한 백신 선택에 대해 안내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