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동소방서 예방안전과 소방교 서륜구)지난해 겨울, 서울 도봉구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는 많은 이들에게 깊은 충격을 안겨주었다. 3층에서 시작된 불은 채 몇 분도 지나지 않아 위층까지 번졌고, 유독가스는 계단실을 타고 순식간에 확산됐다. 이 사고로 2명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고, 30여 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이 참사 속에서 반복적으로 언급된 단어가 바로 ‘방화문’이다.
소방공무원으로서 여러 화재 현장을 경험하면서 절실히 느낀 점은 방화문이 닫혀 있었느냐, 아니냐가 인명피해의 크기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라는 사실이다.
특히 계단실형 아파트는 구조적으로 계단실을 통해 연기가 굴뚝처럼 위층으로 퍼지는 특성이 있어 단 한 층이라도 방화문이 열려 있다면 상층부 전체가 유독가스에 휩싸일 수 있다.
실제로 현장 활동 중 방화문이 고정되어 있거나 문 앞에 자전거·유모차·박스 등 장애물이 적치되어 있어 방화문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경우를 자주 목격하게 됩니다. 평소에는 편리함을 위해 열어두는 습관이 화재 상황에서는 오히려 위협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위험을 줄이고자 안동소방서에서는 2025년 연중 ‘방화문 닫기’ 안전문화 운동과 함께 현장 방문 지도·점검 활동을 실시이다.
이번 활동은 ‘우리 아파트 대피계획 세우기 캠페인’의 일환으로, 특히 계단실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방화문 자동폐쇄장치 작동 여부 ▲고정장치 설치 여부 ▲훼손 및 장애물 적치 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확인할 계획이다.
단순한 점검에 그치지 않고 입주민과 관리사무소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화재 발생 시 대피 요령 안내 및 맞춤형 컨설팅도 함께 진행할 예정입니다. 점검 결과 즉시 시정 가능한 사항은 현장에서 바로 조치하고 성능 저하나 구조적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지자체 등 관계기관과 협조해 개선을 유도할 것이다.
화재는 누구에게나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피해는 평소의 예방과 대비로 충분히 줄일 수 있다. 그 시작은 바로 “방화문을 닫는 작은 실천”이다.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은 결코 사소한 일이 아니다. 내가 무심코 열어둔 문 하나가 누군가에게는 치명적인 위험이 될 수 있고, 반대로 내가 닫은 방화문 하나가 이웃의 생명을 지킬 수도 있다.
오늘도 아파트를 나서며, 한 번쯤 이렇게 스스로에게 물어봐 주세요.
“방화문, 제대로 닫혀 있나?”
이 작은 실천이 우리 모두의 안전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