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대구경북뉴스=이준호 기자) 경상북도와 대구경북인터넷기자협회는 24일 경북도청 다목적홀에서 ‘저출생 극복, 일본 나기초 성공사례 세미나’를 공동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지방소멸 위기 속에서 출산율을 끌어올린 일본 오카야마현 나기초(奈義町)의 정책을 공유하고, 지역 맞춤형 대응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위기에서 희망으로…인구 늘린 ‘기적의 마을’ 나기초
나기초는 인구 약 5,400명의 소도시로, 2002년 주변 지자체와의 통합을 거부하고 독자 생존을 택한 뒤, 2004년부터 본격적인 저출산 극복 정책을 추진했다. 그 결과 2019년 합계출산율 2.95를 기록하며 일본 전국 1위에 올랐다.

'아이 중심' 선언과 촘촘한 육아지원 정책
나기초의 성공 핵심은 '아이를 소중히 여긴다'는 행정 철학과 이를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지원 시스템에 있다. 2012년 ‘아이들은 마을의 소중한 보물’이라는 육아 비전을 선언한 데 이어, 2023년에는 ‘어린이 중심 응원 서포터 선언’을 통해 아이들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는 구조까지 만들었다.
출산축하금 100만 엔을 비롯해 고등학생까지 급식·교과서·통학비 전액 지원, 대학생에겐 주거비 지원 등 실질적인 보육·교육 복지도 병행된다. 외국인 영어교사를 초빙해 글로벌 교육환경도 조성했다.
특히, 지역 육아 거점시설인 '나기 차일드 홈'은 부모들이 함께 자녀를 돌보며, 육아 상담사와 3세대 교류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시간 제약 없이 아이를 맡길 수 있는 긴급보육, 아빠 교실, 노인 참여형 활동 등이 마을 전반에 뿌리내려 있다.
또, ‘일자리 편의점’을 통해 육아 중인 주부와 단기 일자리를 연계해 한 달 평균 140여 건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으며, 임대주택 공급과 빈집 리모델링 지원도 병행된다.
오쿠 마사치카 초장 “경제적·정신적 지원이 동시에 필요”
직접 방한해 특강을 진행한 오쿠 마사치카 나기초장은 “인구감소는 마을의 기초를 흔드는 심각한 문제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젊은 세대가 안심하고 머물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지 출산을 장려하는 것을 넘어, 아이가 태어나고 자라며 어른이 되기까지 지역 공동체가 함께 지지해야 한다”며 “경제적 지원과 함께 정신적인 지지, 육아 커뮤니티의 형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마을의 고령자들이 끝까지 살고 싶은 곳이 되기 위해서라도 젊은 세대의 정착은 필수”라고 덧붙였다.

“온 마을이 함께 아이를 키우는 경북으로”
김민석 경북도 정책실장은 “지난해부터 나기초 사례를 벤치마킹해 구미에 일자리 편의점을 도입했고, 올해는 예천·포항에도 확대할 계획”이라며 “저출산 대응 과제를 150개로 확대하고 3,600억 원의 예산을 투입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나기초의 정책 핵심은 공동체 회복을 통해 불안을 줄이고 안심을 주는 것”이라며, “이는 경북이 지향하는 공동체 중심 저출산 대응 전략과도 일맥상통한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인터넷기자협회 강승탁 회장은 “이번 세미나는 인구위기 극복을 위한 언론의 역할을 고민하는 자리였다”며 “지역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정책 확산에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