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대구경북뉴스=황지현 기자)2025년은 도산서원이 지금 모습으로 낙성되면서 동시에 조정에서 내린 <도산서원> 편액이 걸린 지 450년 되는 해이다.
도산서원이 창건되고 그 역사를 시작한 지 450주년 되는 해라는 의미이다.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과 도산서원(원장 김병일)은 경상북도(도지사 이철우)와 안동시(시장 권기창)의 지원을 받아 이를 기념한 대규모 행사를 9월 19일 오전 10시 도산서원에서 개막하고, 학술대회와 전시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한국국학진흥원은 도산서원 450년 역사를 되새기고, 새로운 450년의 역사를 향한 첫 걸음을 딛는 계기를 마련하려 한다.
‣ 도산서원 창건 450주년
도산서원은 한국 최고의 성리학자였던 퇴계 이황이 1570년 음력 12월 8일 서거한 이후, 불과 2년이 지난 1572년부터 퇴계의 위패를 배향하려는 논의가 진행됐다. 이를 기반으로 1574년 봄부터 시작된 서원 건축은 1575년 여름에 낙성되어 지금의 도산서원 형태를 갖추었다.
당시 왕이었던 선조는 퇴계를 모시기 위한 서원이 건축된다는 소식을 듣고 건물이 낙성되기도 전에 국가 공인을 의미하는 <도산서원> 편액을 내렸고(이를 사액서원이라고 한다), 이 편액은 1575년 여름 낙성과 함께 편액이 걸렸다. 올해가 창건 및 사액 450주년인 이유이다.
도산서원은 창건된 이후, 영남의 수문서원으로서 그 역할을 하면서 작게는 지역 공동체에서부터 크게는 국가의 역사와 함께 해왔다.
특히 개인의 도덕 수양과 실천을 강조했던 퇴계학의 메카로서 기능하면서, 올바른 도덕 공동체의 표상이자 지식 네크워크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 이러한 기반 위에서 영남 지역은 목숨을 건 만인소 운동을 비롯하여, 국가적 위난 상황에서 의병 및 독립 운동의 중심지가 될 수 있었다.
실천하는 한국 유학의 정신적 본향으로서 450년의 역사를 도산서원이 만들어 왔던 것이다. 이번 창건 450주년 기념 행사는 이러한 도산서원 창건 의미와 역사를 돌아보고, 향후 변화된 사회에서 도산서원이 어떠한 사회적 기능을 담당해야 할 지를 살펴보기 위해 기획됐다.
‣ 고유제 및 개막행사에서 학술대회로 이어지는 풍성한 행사
도산서원 창건 45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개막 행사는 9월 19일 오전 10시부터 도산서원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이날은 퇴계의 위패를 모신 도산서원 상덕사에서 도산서원 450주년을 알리는 고유제를 시작으로, 450주년 기념 행사 개막식이 개최된다. 특히 개막행사에서는 도산서원 창건의 의미를 되새기는 기념 연극과 사액 450주년을 상징하는 서예가들의 서예 퍼포먼스를 통해, 창건 450주년의 의미를 새롭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이날 오후 2시부터는 한국국학진흥원으로 자리를 옮겨 ‘한국의 서원, 도산서원이 길을 열다’라는 주제로 창건 450주년 기념 학술대회가 다음날인 9월 20일 오후 3시까지 진행된다.
이 학술대회에서는 퇴계의 서원 창건 운동을 비롯하여, 450년 도산서원의 역할과 시대상, 나아가 현대의 발전 방향까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이를 기반으로 9월 20일 오후에는 도산서원의 활용 방안과 발전 방향을 심도 있게 논의하는 라운드 테이블까지 운영하게 된다.
더불어 지난 8월 12일 도산서원 낙성 및 사액 시점에 맞추어서 대구에서 개최되었던 <도산서원 창건 450주년 기념 서예전 ‘퇴계’>전이 9월 18일부터 27일까지 경상북도청 동락관 제1, 2전시실에서 진행된다.
이 전시에서는 퇴계 친필 20여 점과 퇴계와 퇴계 제자들, 그리고 도산을 찾은 명사들의 시 100여 편이 현대 최고 서예작들의 작품으로 선보이게 된다.
한국국학진흥원 정종섭 원장은 “도산서원의 전통을 이어 새로운 미래 가치를 만드는 일은 한국국학진흥원의 설립 취지와도 일치”한다면서, “이번 개막식을 통해 이러한 전통을 공유하고 이를 미래 가치로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도산서원 김병일 원장은 “도산서원은 낙성과 동시에 사액을 받은 조선의 유일한 서원으로, 지난 450년 동안 퇴계 선생의 정신을 이어온 한국 유학 공동체의 중심이자 표상”이라면서, “이번 개막식을 통해 도산서원의 이러한 전통과 가이를 공유하고, 미래 450년을 향한 새로운 걸음을 함께 내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