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학진흥원, 족보에서 묘지명까지, 삶의 서사를 담다

  • 등록 2025년09월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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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학진흥원, 작지만 큰 사회, 가(家) 발행

 

(데일리대구경북뉴스=황지현 기자)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은 스토리테마파크 《웹진 담談》 2025년 9월호‘작지만 큰 사회, 가(家)’를 발행했다.

 

《웹진 담談》 9월호는 개인을 넘어선 공동체이자 복합적인 사회 구조였던 조선시대 가(家)의 의미를 탐구한다. 족보, 입후, 묘지명 등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과거의 ‘가(家)’가 오늘날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를 전한다.

 

※ 족보의 역사적 가치 재조명

‘한국 족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추진

 

권기석 교수(동국대학교 문화학술원 HK교수)는 ‘가족은 집단인가, 네트워크인가: 족보(族譜)가 담은 공동체’에서 족보가 혈연 중심의 폐쇄적 집단을 넘어, 사람과 사람을 잇는 거대한 ‘인적 네트워크 지도’임을 밝히고 그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한다.

 

혈연관계는 물리적·시간적 거리가 멀어질수록 그 인식이 희미해지는 한계가 존재한다. 혈연 인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가족 관계의 기록이 필요하며, 족보는 혈연의 역사를 한눈에 파악하기 위해 도식화한 대표적인 가계 기록이다.

 

조선시대 족보는 시대에 따라 그 기능이 변화했다. 조선 전기를 대표하는 족보이자 현존하는 최초의 간행본 족보인 ‘안동권씨성화보’는 아들과 딸의 자손을 차별 없이 수록하여 혈연과 혼인으로 이어진 각 가문을 연결하는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조선 후기에는 다른 성씨의 사위나 며느리를 족보에 기록하여 여러 문중을 연결하는 네트워크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부계의 동성(同姓) 자손을 중심으로 족보를 기록해 문중의 명부 역할을 담당했다.

 

이처럼 족보는 가문의 명부이자 오늘날 SNS처럼 혈연과 혼인을 통해 사람을 잇는 인적 네트워크 지도로서 작동해 왔다. 디지털 족보는 이러한 가족 네트워크의 확장 가능성을 제시한다.

 

최근 ‘한국 족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추진위원회’가 출범된 가운데, 족보는 개별 문중의 기록과 위상을 넘어 가족 네트워크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는 보고(寶庫)로서 그 잠재력을 재조명 받고 있다.

 

※ 가업을 세계로: 가족의 유산으로 K-술 세계화 도전

 

박춘우 명인안동소주 본부장은 ‘젊은 장인의 도전: K-술을 세계에 알리다 - 명인안동소주 3대 전수자 박춘우 본부장 이야기’에서 가업을 이어받아 명인안동소주를 국내외에 알리고, 전통주의 현대화와 세계화를 이끄는 자신의 경험을 나눈다.

 

대한민국 식품명인 제6호 박재서 명인의 손자인 박춘우 본부장은 미생물학과 발효공학의 전공 지식을 전통주 제조에 접목했다. 500년 역사의 ‘3단사입법’을 계승하면서도, 감압식 간접 증류 방식을 도입해 탄내를 제거하고 곡향과 발효향을 온전히 살렸다. 또한 1년 이상의 숙성 기간을 유지하여 술의 부드러움과 깊은 풍미를 끌어올렸다.

 

그는 전통에만 머무르지 않고 적극적인 마케팅과 브랜딩으로 젊은 세대와 소통을 강화했다. SNS 스토리텔링, 젊은 취향을 반영한 패키지 디자인, 푸드 페어링 등은 명인안동소주가 젊은 소비자들에게 새롭게 다가가는 계기가 됐다.

 

또한 세계 시장 개척에도 박차를 가하여 현재 ‘오크통 숙성 안동소주’를 개발 중이며 45도와 25도 두 가지 버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미 위스키의 본고장 스코틀랜드에서 시음회를 열어 현지인들의 찬사를 받으며 안동소주의 세계화 가능성을 확인했다.

 

※ 조선의 가족 서사에서 오늘의 대안을 찾다

 

이외에도 《웹진 담談》에서는 ‘작지 큰 사회, 가(家)’에 대한 다양한 에피소드를 다룬다.

 

웹툰 ‘아내의 묘지명’은 독선생이 세상을 떠난 아내 오씨를 추모하며 ‘묘지명’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남편의 무심함과 가난을 묵묵히 견뎌냈던 아내를 향한 독선생의 진솔한 고백이자 뒤늦은 후회에 대한 내용으로, 아내를 기리는 독선생의 애틋한 마음을 웹툰에 담담하게 그려냈다.

 

‘홈 스위트 홈’은 조위한의 소설 ‘최척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연극 《퉁소 소리》(서울시극단)를 전한다. 이 작품은 전쟁으로 흩어진 가족이 온갖 역경을 딛고 재회하는 기적 같은 이야기를 담아 2025년 백상연극상을 수상했다.

 

‘입후 대소동’은 3대 독자 정진사의 가문을 계승할 양자가 알고 보니 ‘도깨비’였다는 기상천외한 사건을 다룬다. 이 소동을 해결하기 위해 외동딸 백이는 친구 목금과 함께 진짜 양자를 찾아 나선다.

 

‘『매원일기』에 담긴 17세기 예안 사족가의 일상적 풍경’은 17세기 예안 사족이었던 김광계의 『매원일기』를 통해 당시의 가문이 의례와 공동체 생활은 물론 지식과 정보, 때로는 정치도 얽혀 있는 ‘작지만 큰 사회’였음을 보여준다. 즉 조선시대‘가(家)'가 공적 기능까지 수행했던 ‘살아 있는 생활 헌장'이었음을 설명한다.

 

《웹진 담談》2025년 9월호는 한국국학진흥원 스토리테마파크 홈페이지(https://story.ugyo.net/front/webzine/index.do)에서 확인할 수 있다.

 

 

황지현 기자 news5530@naver.com
저작권자 2015.01.15 ⓒ dailydg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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